다사다난했던 2015년이 저물어 가고 있다. 매해 많은 사건·사고가 터져 나오지만, 올해는 유독 이슈가 많이 터져나온 한해였다. 봄에는 62년 만에 간통죄가 위헌 판결을 받으며 폐지됐고,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피습을 당했다.
또 성완종 리스트는 정치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올해 여름은 봄 막바지에 찾아와 온 국민을 공포로 몰아넣은 메르스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혼란스러웠다. 병원은 폐쇄됐고, 학교는 휴교령을 내렸다. 6월에서 7월 거의 모든 대규모 행사는 취소됐고, 1만5천명이 넘는 사람이 격리됐다.
가을과 초겨울에는 미국의 불만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전승절 70주년 행사에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다음 두 번째 자리에 참석한 반면, 한편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성루에서 오른쪽 끝부분에 자리하면서 그간 한반도와 중국 관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1년 8개월여만에 열린 남북이산가족 상봉의 장면은 우리 가슴을 뜨겁게 적셨다. 가을이 깊어갈 때쯤엔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11월3일 교육부는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했다.
11월22일 자정이 막 넘어선 새벽 우리나라 민주화의 상징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서거를 계기로 ▲신군부와 하나회 숙청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수수 폭로·사법처리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제도 도입 ▲지방자치제 전면실시 ▲금융실명제 실시 등 업적이 다시 부각됐다. 2015년 대한민국 주요 이슈를 시간 순으로 정리했다.
62년 만에 간통죄 폐지(2월26일)
2015년 2월26일 헌법재판소가 간통죄에 대해 위헌 판결을 내렸다. 이로써 간통죄는 62년만에 폐지됐다. 간통죄가 위헌 결정을 받으며 폐지됨에 따라 간통 혐의로 받고 있던 1천여명이 수사나 재판을 면하게 됐다. 불륜을 저지른 배우자의 태도는 물론 증거를 수집하는 방법 등이 바뀌고 있고 이혼문화도 변하고 있다.
리퍼트 주한 美대사 피습(3월5일)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3월5일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민화협 주최 초청 강연에 참석했다가 김기종(56) 씨에게 피습을 당했다. 김 씨는 흉기로 주한 미국대사의 얼굴 등을 수차례 공격했다. 리퍼트 대사는 오른쪽 얼굴에 80여 바늘을 꿰매는 등 큰 상처를 입었다. 김 씨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이후 군사 훈련과 관련해 미국 대사에 항의하기 위해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현재 1심에서 징역 12년을 선고받고 항소심이 진행중이다. 당시 한미동맹 관계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4월9일)
자원외교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4월9일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그는 주머니에 유력 정치인 8명의 이름이 적힌 이른바 ‘55자 금품 메모’ 쪽지를 남겼다. 검찰은 바로 ‘성완종 리스트’ 특별수사팀을 꾸렸고, 3개월간의 수사 끝에 8명 가운데 이완구 전 국무총리와 홍준표 경남지사를 재판에 넘겼다.
메르스 사태(5월~7월)
2015년 우리나라에 가장 큰 이슈라고 하면 열에 아홉은 메르스 사태를 꼽는다. 최초 발생지인 평택을 비롯해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했던 서울·경기 일대는 메르스 공포에 떨어야 했다. 전국 주요 병원은 폐쇄됐고, 학교는 잇따라 휴교령을 내렸다. 총 환자 186명, 38명 사망자, 1만 6천752명의 격리자를 발생시킨 메르스는 12월24일 0시를 기점으로 공식 종결했다. 정부는 전반적인 대응 부실 논란에 휩싸이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박근혜 대통령, 중국 전승절 70주년 행사 참석(9월3일)
박근혜 대통령은 9월3일 한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중국 전승절(항일 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다음 두 번째 자리에 참석헀다. 한편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는 성루에서 오른쪽 끝부분에 자리하면서 과거 김일성 북한주석이 마오쩌둥 전 중국주석과 나란히 섰던 것과 비교해 그간 한반도와 중국 관계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남북이산가족 상봉(10월20일)
1년8개월만에 10월20∼26일, 7일간 제20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가 금강산에서 열렸다. 북측(96가족·255명) 및 남측(90가족·394명) 방문단이 한을 풀었다.
중고교 역사교과서 국정화 확정(11월3일)
지난 10월 교육부가 역사교과서를 국정으로 발행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게 불붙었다. 시민들은 거리로 나왔고 정치적 이슈가 됐다. 하지만 정부는 11월3일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했다. 교육부는 2016년 11월 말까지 교과서 집필을 완료한 뒤 한 달간 검토·수정을 거쳐 2017년 3월 일선 학교에 이를 배포할 예정이다. 많은 시민단체들도 나섰지만 정부의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새로이 편찬될 역사교과서가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지켜볼 일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11월22일)
11월22일 0시22분 故김대중 전 대통령과 함께 오랜 기간 군사정권에 맞선 우리나라 민주화의 산증인 김영삼 전 대통령이 세상을 떠났다. 서거를 계기로 ▲신군부와 하나회 숙청 ▲전두환·노태우 비자금 수수 폭로·사법처리 ▲조선총독부 철거 ▲고위공직자 재산공개제도 도입 ▲지방자치제 전면실시 ▲금융실명제 실시 등 업적이 다시 부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