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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국내 게임산업 모바일→클라우드→블록체인으로

【최종대 기자】 전 세계에서 게임을 즐기는 인구는 대략 30억 명 정도이다. 세계인구가 79억 5000만에 이른다고 볼 때 전체 인구 중 37%에 달하는 인구가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얘기다. 그만큼 게임시장의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게임산업은 어느 단계에 와 있을까? 게임산업의 메카인 경기도 성남 판교 테크노밸리를 찾아 국내 게임산업에 대해 알아봤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표한 ‘2021 대한민국 게임백서’ 국내 게임 산업 현황을 보면, 2020년 게임산업 총 매출액은 18조 8,855억 원으로 2019년(15조 5,750억 원)보다 21.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모바일게임 (57.4%), PC게임(26.0%), PC방(9,5%), 콘솔게임(5,8%), 아케이드게임(1,2%), 아케이드게임장(0,2%) 순이다. 같은 해 기준, 한국 게임 수출국은 중국이 35.3%로 가장 높았고, 이어 동남아(19,8%), 대만(12.5%), 북미(11.2%), 유럽(8.3%)순이었다.

 

작은 동아리나 소규모로 시작해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

 

인디 게임개발사인 ‘사우스포게임즈’가 개발한 액션게임 <SKUL:The Hero Slayer>는, 게임 전문 리뷰 집계 사이트인 ‘오픈크리틱’에서 평론가 점수 100점 만점에 80점, 평론가 추천 92%를 달성하며 큰 호평을 받으며 각종 시상식에서 수상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인디 게임사인 ‘반지하게임즈’도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장르로 주목을 받은 <서울2033>을 개발해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 기준 50만 다운로드에 ‘구글 인디게임페스티벌’에서 TOP3, Top10, 유저 투표 인 기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보였다.

 

역시 중소기업이었던 ‘크래프톤’은 <PUBG:BATTLEGROUND>를 발매 후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 게임 유통 플랫폼인 ‘Steam’에서 동시 접속자 수 1위를 달성했다. 크래프톤은 지난 2020년 매출 1조 6700억 원, 시가총액 13조 4천억 원, 기업가치 6조 원을 달성하며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지금은 거대 게임사가 된 넥 슨, NC소프트, 넷마블 등도 시작은 작은 동아리나 소규모 기업이었다.

 

‘작지만 강한 기업 육성’에 공들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산하 게임본부는 2009년 글로벌게임허브센터(이하, 게임허브센터)를 설립하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작지만 강한 기업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소 게임사와 인디 게임사를 선정해 입주시키고 지원하는 것이다. 동시에 게임벤처4.0 사업을 통한 지원도 진행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이양환 게임본부장은 “게임 산업에 있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한국 게임산업 생태계의 지속적인 성장을 유도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게임허브센터는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총 270개 사를 지원해 총매출 1,896억 원, 신규 고용 1,677명의 성과를 냈다. 올해 게임허브센터 총예산은 46억 5600만 원, 예산의 53%인 24억 4600만 원은 입주 기업들의 임대료와 관리비로 지원되고 나머지 예산은 입주기업의 역량 강화 프로그램 운영, 모바일·VR 테스트베드 운영, 시설운영 자금으로 사용된다.

 

이 게임본부장은 “게임은 각 기종에 맞는 최적화가 따로 필요 한데 이를 위해 각 기종을 사용해 테스트할 수 있게 하거나, 기기 값이 비싼 VR·AR 등을 활용한 콘텐츠 개발 중 테스트를 위한 테스트 베드 등 인프라 지원 등의 지원을 한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공간만 지원하지 않고 기획·제작·유통·투자 유치 및 인재 유치 등을 입주사의 수요에 맞춰 제공함으로 경쟁력 강화와 네트워크 확보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대 50개 실 입주 가능... 현재 34개 기업 입주 완료

 

게임허브센터에는 최대 50개 실에 입주할 수 있으며, 현재 34개 기업의 입주가 완료된 상태이다. 게임벤처4.0으로 입주할 수 있는 팀은 최대 30개 팀. 이중 16개 팀은 입주했다. 입주 기업에게는 2년 기간 동안 사용권(추가 1년의 계약 연장 가능)이 주어진다. 또 게임벤처4.0을 통해 들어온 팀에게는 1년(1년 추가 연장)계약하는 형식으로 지원된다. 그간 입주사들에게 임대료의 80%, 관리비의 50%를 지원해왔으나, 2020년 7월부터 내년 2월까지 코로나19를 극복하자는 차원에서 임대료 전액이 지원되고 있다. 게임벤처4.0의 경우는 임대료와 관리비 전액을 지원한다.

 

 

이양환 게임본부장은 “다변화되는 기술 트렌드에 대한 세미나라든가 채용지원, 투자유치, 게임개발 소프트웨어 지원, 네트워킹 지원, QA 및 컨설팅 지원 외에도 다른 사업과 연계를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입주지원과 게임벤처4.0 지원은 서류 평가 30%, 발표 70%비율로 평가하는데, 개발 중인 게임의 영상, 실제 플레이까지도 발표 평가 요소에 포함한다. 다시 말해서 사업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계획되어 있는지, 재무안전성 등을 통해 사업 수행 역량은 얼마나 뛰어난지, 게임의 재미나 대중성, 경쟁력, 개발 기술력과 마케팅 및 서비스 등 기획·개발 역량과 차후 글로벌 진출이나 일자리 창출에 대한 기대성을 꼼꼼히 체크한다. 또 게임벤처4.0 사업의 경우 4인 이하의 개인으로 구성되어 창업한지 1년이 안 됐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기업만을 대상으로 한다. 지원은 성공적인 창업이나 초기 투자 단계 유치, 초기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게 돕는 교육이나 지원프로그램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연 매출 100억 이상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

 

게임허브센터를 통해 성공한 기업도 있다. 센터 설립 초기인 2009년에 입주해 현재 연 매출 100억 이상으로 성장한 마상소프트이다. 온라인 모바일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하는 게임 전문개발사인 마상소프트는 특색 있는 다양한 온라인 게임을 전세계를 대상으로 개발 및 서비스하고 있다. 2018년 입주한 ‘자라나는씨앗’의 경우는 ‘스토리 어드벤처’라는 독특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며 독립운동가의 삶을 그려낸 ‘페치카’라는 작품으로 2020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굿게임상> 을 수상하는 등 우수한 성과를 냈다.

 

2019년 게임벤처4.0으로 입주를 시작해 현재 입주 지원사가 된 하이스코어게임즈는 ’하이퍼캐쥬얼‘장르의 게임의 개발사로 ’Rocket Punch(로켓펀치)’, ‘Wall Crawler(월 크롤러)’, ‘Webbi Boi(웨비보이)’ 등의 게임으로, 2021년 총 누적 다운로드 수 4천만을 달성했다. 이 업체는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ES인베스터로부터 20억 원 규모의 투자도 유치했다.

 

양환 게임본부장은 “김범수 카카오 의장도 한게임 창립 당시인 1999년(당시는 게임지원종합센터였음) 입주 프로그램에 3년간 있었다. 매출액으로 성장한 기업들도 있지만, 중견기업으로 넘어가기 전 많은 금액을 투자 받거나 한국게임대상에서 수상하는 등의 성공사례도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넘어가려면 투자와 융자가 중요한 데 그만큼 게임허브센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산업 변화에 맞는 기업 선정 중요

 

현재 국내 게임의 트렌드는 PC 온라인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 으로 넘어가고 있다. 또 모바일에서 클라우드, 블록체인으로 바뀌어가고 있는 만큼 산업 변화 트렌드에 맞는 기업을 선정 하는 것은 그만큼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다. 이양환 게임본부장은 “올해가 그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본다”면 서 “소기업들도 그런 변화에 대응하려는 움직임이 있고, 우리 센 터 또한 거기에 맞춰 테스트 베드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 은 물론 전반적인 것들을 업그레이드를 하면서 시너지가 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비즈매칭과 기업 간 연대 큰 장점

 

이날 기자는 게임허브센터 입주 및 게임벤처4.0 사업에 선정된 업체들의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입주 기업 두 군데를 방문했다. 먼저 찾아간 기업은 ‘아름게임즈’였다. 들어서는 순간 ‘넓고 정돈된 느낌’과 ‘개발자 각자의 취향이 반영된 책상이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름게임즈 강병종 대표는 “입주비용 절감이 가장 큰 지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판교나 강남에는 우리와 같은 규모의 회사가 입주하려면 많은 비용이 드는데 그것을 해소해 주니 마케팅이나 신규 인력 채용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게임 전문 사이트에 배너광고도 지원해 주다 보니 외부에서 볼 때 회사가 튼실해 보이고 노출이 자주 되어 지원자도 늘어나고 있다”면서 “(게임허브센터에) 이렇게 도움을 받아 QA인력을 따로 보유하지 않아도 퀄리티 있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코로나 이전에는 해외 세미나 등을 통해서 많은 게임업체를 만나고 회사를 소개하는 자리나 IR(기업 활동), 재무회계, 투자에 대한 컨설팅이나 퍼블리셔, VC(벤처 캐피털) 등을 소개받고 미팅이나 피칭을 받을 수 있었다”면서 “입주사들이 미팅을 통해서 비즈매칭이나 네트워크대회를 참가하면서 개발사 간에 친해질 계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서로가 소통하면서 기업 간에도 연대가 생기는 것이 참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의 공간을 공유... 게임벤처 4.0

 

입주사보다 작은 스타트업이나 인디팀에게 도움을 주는 게임 벤처4.0지원 사업은 한 사무실에 여러 팀이 넓은 공간을 공유한다. 게임 벤처4.0에 선정되어 입주한 곤군게임즈 장재곤 대표는 “우리는 처음에 서울 상암동 게임랩이라고 코워킹 스페이스 같은 공간을 사무실로 사용했는데, 규모가 커지면서 3인 이상의 사무 공간이 필요했다”면서 “유효적절한 시기에 공간을 지원받고 빠르게 변화하는 게임 시장을 이해하기 위한 각종 데이터와 지표를 지원받으면서 국가지원 사업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서 스타트업 운영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다만, 기업을 운영하다 보면 법무나 노무 같은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데, 이러한 부분에도 맞춤형 교육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털어놓았다.

 

 

더 큰 경쟁력 확보 위한 노력 계속되어야

 

요즘은 인식이 부드러워진 편이지만, 한때는 게임이 사회악으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었다. 지난 2019년 세계보건기구(WHO)는 게임 이용 장애, 일명 ‘게임중독’을 질병코드로 등록하면서 많은 논란을 낳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은 기술발전과 함께 스토리, 그래픽, 사운드 등이 하나가 된 종합 예술의 영역으로 진입하며 산업적으로도 눈부신 성장을 이룩했다. 최근에는 VR이나 NFT 등의 최신 기술과 결합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미래 산업이기도 하다. 242조 원의 공룡 산업으로 커진 게임산업. 자본을 가진 거대 기업의 화려한 게임과 중소 게임 개발사 및 인디게임 개발팀의 신선한 창의력이 합 해져 국내 게임의 더 큰 경쟁력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본 기사는 MeCONOMY magazine April 2022에 게재된 내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