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아이와의 문제로 힘겨워하는 부모와 교사들 사이에서 꽤 유명한 서울 아현정보산업고 방승호 교장.
새 학기가 시작하면 호랑이 탈을 쓴 채 학교를 돌아다니고, 아이들에게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가 적힌 명함을 돌리는 방 교장은, 교장실에 놀러 오면 맛있는 간식을 주겠다는 홍보전략도 함께 펼친다.
방 교장이 처음 교장 발령을 받아 서울의 인문계 고등학교에 부임했을 때 가장 해결하기 어렵던 문제는 폭력·지각·흡연 같은 생활지도였다.
방 교장은 어느 날 학교 근처에서 진열창 너머에 놓인 호랑이 탈을 보고, 아이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용기를 내서 호랑이 탈을 쓰고 학교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마음을 여는 미국의 '어드벤처기반카운슬링'을 접목한 ‘모험놀이 상담으로 학생들과의 첫 스킨십을 가질 수 있었다.
'모험놀이 상담'을 일선 고등학교 생활지도 과정으로 도입한 결과는 놀라웠다.
2012년 11건이나 열렸던 학교폭력 대책회의와 100건이 넘던 지각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그 결과 지난 2012년 9월 교장으로 첫 부임한 고등학교에서 2013년 8월 학교폭력 예방 우수학교로 교육부 장관상을 같은 해 12월에는 생활지도 우수학교로 교육감상을 받기도 했다.
가수로도 활동 중인 방 교장은 담배 피우는 아이들을 타박하지 말라는 노래 ‘노 타바코(No Tobacco)’, 게임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위한 노래 ‘돈 워리(Don’t worry)‘를 내놓기도 했다. 아이들과 함께 밴드 활동을 하고 길거리 버스킹 공연을 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5집 싱글 음원까지 학교의 이야기를 풀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특히, 방 교장은 게임 중독에 빠진 아이들을 위해 공립학교 최초로 ‘E-스포츠과’를 신설해 고등학교 게임팀을 창단하고 아이들이 미래를 위해 학교에서 게임을 즐기면서 중독에서 빠져나올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방 교장의 신작 <마음의 반창고>(창비)에는 그가 어떻게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을 열었는지, 그들과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는지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