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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2월, 여의도 24시> 필리버스터·새누리 공천면접·더민주 컷오프·선거구획정 후폭풍

 ‘필리버스터’. 처음 들어본 사람도 많을 정도로 우리에게 생소한 단어다. 하지만 이 생소한 다섯글짜가 지난 2월 국회의 모든 이슈를 덮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 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하면서 이에 반발한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에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동참했다.


첫 시작을 끊은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부터 5시간33분 토론을 진행하면서, 1964년 고 김대중 대통령의 기록을 넘어서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3번째로 토론을 이어받은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은 장장 10시간18분을 발언하면서 최장기록을 넘어서 한순간에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새누리당은 “필리버스터가 국회의 모든 것을 막고 있다”며 국회본회의장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고 있다. 야당은 테러방지법에 인권침해 요소를 수정하지 않는다면 계속 필리버스터를 이어간다고 밝혀 언제까지 필리버스터가 이어질 지 관심을 모은다.


선거일 6개월 이전에 제출됐어야 할 획정안이 여야간 당리당략에 따른 대립각으로 불과 선거일 45일 만에 가까스로 국회로 넘어오긴 했으나 이조차도 필리버스터에 막혀있는 상황이고, 늦어버린 선거구 획정에 따른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4.13 총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필리버스터 정국과는 별개로 여의도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새누리당이 “공천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며 최초로 현역의원들까지 공천면접을 진행하면서 당의 원내대표는 물론 3선에서 많게는 6선의 최고위원들까지 명찰을 달고 대기하는 모습이 연일 화제다.


김무성 대표도 일정이 잡히는 데로 면접에 출석한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20% 컷오프도 대상자로 분류된 의원들의 연쇄탈당으로 이어질지 관심을 끌고 있다. 인정하고 출마 포기선언을 하는 의원도 있는 반면에 홍의락 의원은 바로 탈당을 선언하면서 이후 탈당러쉬로 이어질 지 관심을 끈다. 2월 지난 한달, 여의도 24시를 사진으로 담았다.



<사진1 / 2월25일>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필리버스터 8번째 주자로 나섰다. 앵커 출신답게 각종 ‘풍자발언’을 쏟아냈다. 신 의원이 필리버스터 내용이 담긴 새누리당 공약집을 들며 “이 문건은 새누리당 홈페이지에서 뽑은 것”이라고 하자 새누리당의 홈페이지가 다운되기도 했다.





<사진2 / 2월27일> 새누리당 여의도 당사에서 2월27일 면접 대기중인 서울 강북지역 단독 예비후보들(좌로부터 정양석(강북구갑), 안홍렬(강북구을), 김선동(도봉구을), 이노근(노원구갑), 이성헌(서대문구갑), 정두언(서대문구을)





<사진3 /2월26일> 이번 총선의 새누리당 공천의 ‘뇌관’인 TK(대구·경북)지역의 공천심사가 2월26일 열렸다. 현역의원과 진박(진실한 친박)의 대결로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유승민 의원과 이재만 전 동구청창이 대기석에 나란히 앉아 공천면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4 / 2월24일> 국회안에서 필리버스터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시민들도 국회 앞으로 나와 시민 필리버스터를 진행하고 있다. 한 참가자는 “이런 우리의 작은 목소리들이 합쳐지면 큰 힘이 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고 말했
다.




<사진5 / 2월25일> 야당의 필리버스터에 맞서 새누리당은 피켓을 들고 나왔다. 국회 본관 로텐더홀 입구에서 돌아가면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국회 마비 45시간째라는 피켓이 눈에 띈다.





<사진6 / 2월28일> 국회의 필리버스터를 방청하기 위해 시민들이 국회를 찾고 있다. 꽉 차 있는 방청석 뒤로 텅빈 의원석이 눈에 들어온다. 2월28일 국회를 찾은 변보람(33) 씨는 “지지하는 당차원을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번 필리버스터에 있어서 어떤 의견을 가질 수 있고 어떤 결론을 낼 수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 방청소감을 전했다.



<에필로그> - 최종윤 기자


여의도는 3등분돼 있다. 여의도공원과 국회대로를 선으로 나뉘어져 그 선을 넘어서면 바로 다른 세상이다. 또 여의도는 밖과 안이 확연히 다르다. 밖은 옆으로 한강이 멈춰있는 듯 조용히 흐르고 식사시간 이외에는 거리에도 사람이 많지 않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서면 북적거림과 그 빠름에 놀란다. 이렇게 여의도는 없는 것 같지만 확실한 선으로 나뉘어져 있다.


2월의 마지막 주말인 28일(일), 거리에는 때늦은 눈이 내려 국회를 비롯해 여의도 일대를 덮어 흡사 풍경은 포근함마저 느끼게 했다. 하지만 들어선 국회본회의장은 그 열기에 숨이 막혔다. 꽉 차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없는 본회의장 방청석이 사람들로 들어차 있었다. 수십 년만의 필리버스터에 시민들이 응답했다. 4.13 총선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시끌시끌하다. 선거구는 선거일을 45일 남긴 시점에서야 획정됐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법안들로 임시국회는 끝날지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각 정당의 공천시점도 맞물리면서 해결된 것은 없는데 문제만 늘고 있는 모양새다.


명확한 선이 있는 외부와 다르게 여의도 내부가 명확한 선을 찾지 못하고 있다. 있는 선도 고무줄인 냥 아이들 고무줄놀이 하듯 넘나든다. 과거의 발언과 행동도 기억하지 못한다. 원칙도 철학도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민이 그어주길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이제 국민이 선을 그어줄 날이 다가오고 있다.


MeCONOMY Magazine March 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