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년 만에 국회에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가 실시됐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23일 테러방지법안을 직권상정하면서 이에 반발한 야당의 필리버스터는 오늘 오전 (7시)까지 계속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23일 국회본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테러방지법에 대해 그동안 중재노력을 해온 의장으로서는 여야간 합의를 이루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밖에 없었다”면서 “심사기간 지정의 요건인 ‘국가비상사태’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법률 자문과 검토를 한 결과, IS 등 국제적 테러 발생과 최근 북한의 도발적 행태를 볼 때에 국민안위와 공공의 안녕·질서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의 필리버스터에 국민의당과 정의당도 동참하면서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이 두 번째,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네 번째 토론자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첫 시작을 끊은 더불어민주당 김광진 의원(5시간 33분 발언), 두 번째 국민의당 문병호 의원(109분 발언)에 이어 은수미 의원이 세 번째 주자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더민주 김광진 의원은 1964년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록인 5시간 19분을 넘겨 5시간 33분 발언을 기록해 최장시간 기록을 경신했다.
김광진 의원이 수시간째 발언을 이어가자 23일 밤 주요 포털에는 ‘김광진 힘내라’가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재 시간 (오전 7시30분) 세 번째 토론자로 나선 은수미 의원이 필리버스터를 이어가고 있다. 토론 중간중간 은수미 의원의 발언과 관련해 테러방지법이라는 의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라는 지적과 함께 소란이 일기도 했다.
발언을 이어간 은수미 의원은 국회의장 직권상정과 관련해 ‘국가비상사태’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고 “현재 직권상정은 위법하거나 위법일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법 제85조는 천재지변, 전시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 국회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하는 경우 국회의장이 직권상정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은수미 의원은 “현재 상정돼 있는 대테러법안은 국정원에게 막대한 권한을 넘기는 것외에 그 어떤 시민적·국제적 제한적 요소를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또한 인권침해 요소에 있어서도 어떠한 적절한 규제조치도 하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현재 대테러법안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은수미 의원의 무제한 토론에 이어 정의당 박원석, 더민주 유승희 최민희 강기정 의원 등의 필리버스터가 예고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