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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치 지도자와 정당의 윤리는 정치행위의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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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가치를 내세워온 민주당이 고 박원순 서울시장의 자살사건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여성 비서를 우월한 지위에 있는 시장이 성적 희롱을 하고 전근을 수차례 요청했 음에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박 시장 사망 후 장례식장 명칭으로 서울특별시장장으로 거행한 점, ‘피해호소인’이란 용어를 사용한 점 등도 젊은 세대의 의구심 을 사기에 충분하다 하겠다.  

  
안희정 지사 사건 때만 해도 일회성이겠지 했는데, 오거돈 부산시장에 이어 박원순 시장 건까지 터지자 K-방역으로 드높 아진 한국 위상이 추락했다는 느낌도 들었다. 근래 국제적 도시의 시장으로서 안팎의 주목을 받았던 시장이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점도 찜찜하다.

 

도대체 한국과 한국인, 한국의 지도자는 어떤 심층 의식을 소유하고 있는가 하는 의문이 외국인들의 머릿속에 맴돌았을 것 같다. ‘자살’로 속죄한다는 의도로 비칠지 모르나 수치와 책임을 모면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정의를 위해 자살하는 경우에도 살아서 정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추궁을 받을 수 있다. 하물며 불 미스러운 일로 인한 자살은 결코 미화될 수 없다. 그런 뜻에서 서울특별시장장을 납득하기 어렵게 됐다.


우리나라가 일본의 식민지로부터 광복을 맞은지 어언 70년 을 훌쩍 넘겼다. 그 사이 무수한 정당들이 그 이름을 도저히 기억하기 어려울 정도로 명멸했다. 현재 생긴 정당들도 그 뿌 리를 어디에 두고 있다고 말하고는 있지만 모두 신생 정당이나 다름없다. 왜, 정치학자들조차 헷갈릴 정도로 많은 정당들이 생겼다가 사라지는가. 그것은 정당의 가치와 정당인으 로서 윤리와 사명의식을 쉽게 저버리고 권력 창출과 유지에 매달리기 때문이라고 본다.

 

정당 이념이란 말은 모든 것들이 급변하고 현시대에 하나의 생각 틀에 얽매이게 함으로써 시대착오적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면에서 달갑지 않다. 그보다는 정당 가치란 말은 보편적 행복, 공동선과 같은 근원적인 것을 추구하되 현실에 맞는 정책을 개발하고 적용하는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면에서 선호한다. 이렇게 놓고 보면 정치자도자의 윤리와 정당의 가치 지킴은 새삼 중요한 정치 적 행위임을 깨닫게 해주리라 본다. 나아가 정당인의 윤리와 사명, 약속 지킴은 이제 우리 사회의 중추를 책임질 젊은 세대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덕목이라고 생각된다.

 

50~60 이상 기성세대는 관행을 핑계로, 현실적 이익을 변명 삼아 비윤리적 행위를 용인한 적이 많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완전히 달라졌음을 절 감해야 한다. 무엇보다 여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 약자를 대 하는 타성적 행동은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  


자국우선주의를 강조해오던 트럼프 정부가 중국 압박의 일환으로 ‘윤리 외교’를 펼치고 있다. 홍콩 보안법 통과, 신강성 위구르인 집단수용소문제, 남지나해 굴기, 미국 내 중국 스파이의 과학기술 불법수집 활동 등을 싸잡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같은 비윤리적 활동의 배후로 공산당이 지배하는 전체주의 체제 때문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 중국 정부의 대응은 수세적이다.

 

미국의 윤리적 공격에 마땅하게 대응하기가 어려운 탓이다. 21세기 글로벌 외교에선 국제윤리가 점차 중요해질 것이다. 막강한 군사력이 여전히 힘을 발휘하겠지만 예전만 못할 것이다. 전 세계 각국의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가 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 국민의 지식과 기술력, 윤리적 민감성, 약소 국민의 권리의식이 향상되고 있음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UAE의 화성 위성 발사 성공이 좋은 증거다. 


예로부터 동양은 위로부터 아래로 베푸는 ‘덕’의 문화였고 서양은 플라톤 이래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윤리’가 발전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덕의 문화에서는 윗사람은 특권 의식을 가지기 쉽고 아랫사람은 순종적이고 개인의 독립심이 약해지는 병폐가 있다. 윤리가 강조되는 문화는 개인의 책임과 독립심이 강해지고 이에 따라 ‘과학기술’이 마치 익은 밤이 가을에 쪼개져 터져 나오듯 곳곳에서 발전했다.  

 

덕의 문화권인 아시아에서 한국과 대만이 민주국가의 모범인 것 같다. 윤리 면에서도 하루속히 낡고 오래된 관행과 인 식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박원순 시장 사건이 철저히 규명되어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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