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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청중을 단번에 휘어 잡는 연설의 비밀

좋은 말이 성공을 만든다(4편)

여러분이나 저는 거의 매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상대로 말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집과 직장에서, 그리고 시장에서 우리들은 어디에서든지 끊임없이 내 생각을 납득시키려고 애를 쓴다. 그렇지만 대부분은-저를 포함해서-서로의 일치점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자기만의 생각을 풀어놓기 십상이다. 그렇게 되면 청중들은 몸을 뒤틀면서 “아냐! 아냐! (동의를 못하겠어) 됐어! 됐거든! (그만 하시지)”라고 하게 된다. 생각이 나와 다른 사람들을 내 뜻에 동조하게 만드는 일이 어디 쉽겠는가마는 청중을 단번에 휘어잡는 현자들로부터 비법을 배워보자. 

 

 

청중으로 하여금 내가 그들의 진실한 친구임을 확신시켜라  


“으음, ‘꿀 한 방울이 쓸개즙 한 통보다 파리를 더 많이 잡는다’는 속담이 있잖아. 이 속담이야말로 사람에게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진리야. 만약 누가 내 뜻에 따르게 하고 싶다면 먼저 내가 그들의 진실한 친구임을 확신시켜야 하는 거야. 바로 거기에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꿀 한 방울이 있는 거지. 마음은 그들을 이성에 이르게 하는 지름길이므로, 일단 마음을 얻게 되면 그들에게 내가 추구하는 대의(大義)의 정당성을 이해시키는 데 별 어려움이 없을 거야. 물론 내 대의가 진실로 정당해야 한다는 단서를 붙여야겠지.” 

 

링컨은 혼잣말로 자신의 계획을 마음에 다졌다. 1858년 미국 상원위원 선거운동 중 그는 당시 ‘이집트’라고 불린 남부 일리노이 주의 한 위험 지역에서 연설을 하게 되어있었다. 그곳 사람들은 거칠기 이를 데 없었다. 공적인 행사에도 흉악한 칼을 들거나 벨트에 권총을 차고 나타났다. 노예제도 폐지론자에 대한 그들의 증오심은 싸움과 옥수수 위스키를 사랑하는 감정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켄터키와 미주리 출신의 노예 소유주들이 포함되어 있던 남부사람들은 흥분과 소동의 주인공이 되고자 미시시피 강과 오하이오 강을 건너왔다. 

 

꽤나 시끄러운 사태가 있으리라는 것을 예상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그들 가운데에서도 좀 더 과격한 분자들은 “만약 링컨이 입을 놀리면 그 망할 놈의 노예 폐지론자를 쫓아내고 온몸에 총알 구멍을 뚫어 놓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었다. 이런 위협은 링컨의 귀에 들어왔고 당연히 그의 몸에선 팽팽한 긴장감이 일었다. 곧 위험이 닥칠 수 있음을 본능적으로 알고도 이렇게 말했다. 


“그들이 극도로 적대적이긴 하지만 그들이 내게 그저 몇 마디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들의 노여움을 가라앉혀 보겠어.” 

 

실제로 그는 연설을 시작하기에 앞서 주모자(主謀者)들에게 자신을 소개하고, 정중하게 그들의 손을 잡았다. 이렇게 해서 시작된 그의 연설의 앞머리는 재기가 흘러 넘쳤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 없는 사람이나 누구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습니다. 

 

친애하는 남부 일리노이 주민 여러분, 켄터키 주민 여러분, 미주리 주민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참석한 분들 중에 저를 몹시 불편해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저는 그분들이 왜 그래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평범한 보통 사람입니다. 그런데 무엇 때문에 제가 여러분처럼 제 생각을 표현할 권리를 가져서는 안 되는 것입니까?

동포 시민 여러분, 저는 여러분 중의 한 사람입니다. 저는 이 지역의 불법침입자가 아닙니다. 여러분 대다수가 그렇듯이 저는 켄터키에서 태어나고 일리노이에서 성장했으며 열심히 땀 
흘리며 제 길을 개척했습니다.

 
저는 켄터키 주민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일부 일리노이 주민들도 잘 압니다. 그리고 미주리 주민들도 잘 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들 중의 한 사람이고 그래서 그들을 아는 것이 당연하고 그들이 저를 모를 리가 없을 것입니다. 그들이 저를 잘 안다면 제가 그들에게 해를 가할 사람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 것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이, 또는 그들 중의 어떤 분이 제게 위해를 가해야 합니까? 이런 어리석은 짓일랑 생각지도 마시고 우리 모두 친구가 됩시다. 서로를 친구처럼 대합시다. 저는 세상에서 
가장 보잘 것이 없지만 가장 평화적인 사람 중의 한 사람이며, 누구를 부당하게 대하거나 누구의 권리를 침해할 사람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여러분에게 바라는 바는, 너그러운 마음으로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십사 하는 것입니다. 용감하고 의협심이 강한 일리노이와 켄터키 그리고 미주리 주민들은 틀림없이 그렇게 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자, 이제 우리 모두 허물없는 친구처럼 서로 속에 있는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봅시다.”    [ 다음편에 계속됩니다 ]

 

 

윤영무 보도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