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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탐욕스러운 바다 사냥꾼, 중국 어선함대(漁船艦隊)의 도발

세계 각국의 농어산촌 경제 정보 - 제7편

중국 어선들이 다른 나라 영해를 침범한 건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중국과 가까운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러시아를 비롯한 동북아시아, 인도네시아, 남미, 아프리카까지 가서 저인망 어획(trawling)으로 세계의 바다 바닥을 무분별하 게 긁고 다니며 치어건 멸종 위기종이건 뭐든 다 잡아들이고 있다.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중국 어선함대의 무자비한 바다 사냥은 지구의 최대 탄소 저장고인 바다를 서서히 파괴하여 인류의 파멸을 재촉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세계를 향해 어망을 던지는 중국」이라는 기사에서 남미 갈라파고스 바다 뿐 아니라, 전 세계 바다를 황폐화 시키는 중국 어선함대의 탐욕적 행태를 고발했다. (뉴욕타임스 2022년 10월 4일자 참조) 

 

산업화된 중국어선 함대 3,000척


생태적으로 매우 다양하고 풍부한 갈라파고스 섬 주변 바다는 수세기 동안 현지 어부를 끌어들였다. 그러나 지금 이 바다는 엄청나게 크고, 탐욕스러운 사냥꾼, 중국의 어선함대에 직면하고 있다. 갈라파고스는 에콰도르에 속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점점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중국 어선들이 자기 나라에서 수천 마일 떨어진 이곳에서, 때로는 에콰도르의 배타적 경제수역 바로 경계선상에서 고기를 잡고 있다.  


중국 어선들은 2016년부터 남아메리카 근해에서 거의 매년, 하루도 빠짐없이 종일 어로작업을 했다. 이들이 고기의 이동 시즌에 맞춰 에콰도르 해안에서 페루로, 멀리는 아르헨티나까지 이동하며 고기를 잡은 날을 올해까지 날짜로 헤아려보면, 이미 만6천일을 넘어서고 있다. 하루도 빠짐없이 잡아대는 고기 잡이가 이 정도가 되면 지역 경제와 환경에 미치는 피해는 물론이고, 참치, 오징어 그리고 다른 어종의 상업적 지속가능성에 비상벨이 켜진다. 


지난 20년에 걸쳐 중국은 원양어선 3천척을 건조해 세계에서 가장 큰 심해어선 함대(深海漁船艦隊)를 보유하게 됐다. 자국 근해의 어족자원이 심각하게 씨가 말라 가자, 중국은 지금 세계의 어느 바다에건 나가서 고기를 잡는데 고기를 잡는 어선의 규모로 본다면, 몇몇 국가의 모든 어선을 왜소하게 만들만큼 어마어마한 것이다.

 

중국 어선함대들의 보여주는 규모의 충격은 인도양에서 남태평양까지, 아프리카 해안에서 남아메리카까지 미치고 있다-이것은 중국 의 글로벌 경제력을 보여주는 징표이겠지만, 중국의 이러한 행태는 다른 나라의 외교적, 법적인 항의를 촉발시켰다 이들 어선 함대는, 다른 나라 영해를 침입하는 행위를 포함한 불법 어로 행위와 연결되어 있고, 노동 학대를 묵인하며, 멸종위기의 어종을 마구잡이로 잡아내고 있다.

 
합법적인 공해상 대규모 어로작업, 5년 전 6,000마리가 넘는 상어 잡기도


2017년, 에콰도르는 중국의 냉동운반선인 푸유엔유런 999 호를 나포했다. 이 선박은 불법으로 잡은 6,620마리의 상어를 싣고 있었다. 상어 지느러미는 중국에서는 별미로 비싸게 팔린다.  중국의 어로 행위가 그렇다 쳐도 상당 부분은 합법적이다. 규제가 없는, 공해 상에서의 어로작업은 적어도 그렇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은 살기 넉넉해진 소비층이 점점 늘어나 이들의 수요를 고려할 때 이 같은 대규모 어로 행위는 곧 끝날 것 같지가 않다. 

 

이 말은 머지않아 지속 가능한 바다가 이들로 인해 불가능해짐을 의미한다.  2020년 여름에 환경보호단체인 Oceana는 갈라파고스 근처 에콰도르 해안에서 200해리 떨어진, 해양법 조약에 따라 천연자원을 보호해야 될, 경제적 배타 수역 바로 가까이에서 고기를 잡고 있는 300척의 중국어선을 확인했다.

 

이들은 중국어선이 배타 수역에 아주 바짝 붙어 있었기 때문에 월경 (越境)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선박의 위치를 표시하는 위성 지도를 봐야만 했다. 이들 중국어선함대가 갈라파고스 근처에서 잡은 총 어획량은 이곳에서 잡는 어획량의 거의 99% 를 차지한다. 이 같은 어획량을 다른 어떤 나라가 따라잡을 수 있겠는가.  

 

“우리의 바다가 어떻게 그런 어획 압박을 견뎌낼 수 있겠습니까?” 라고 갈라파고스에서 온 어부, 알베르토 안드라드 씨가 말했다. 그는 또 “이토록 많은 중국어선이 출현하면서 에콰도 르의 영해이며, 찰스 다윈의 진화론에 영감을 준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지역에서 조업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 지역 어민들이 더 힘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안드라드 씨는 갈라파고스섬 주변의 어족자원에 대한 보호 확대를 요구하기 위해 「갈라파 고스섬 해양자원 전선」이라는 어업인 조직을 만들었다. 

 

“산업적 어선함대가 싹쓸이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면 가까운 미래에 우리가 잡을 고기가 없어질 겁니다. 두려운 일입니다” 라고 말하며, “저들은 코로나 펜데믹 때도 고기잡이를  멈추지 않았다” 고 혀를 내둘렀다. 


냉동운반선을 모선(母船)으로 바다에서 작은 어선과 환적(換積)


중국이 대규모로 고기잡이가 가능해진 데는 1996년대 일 본에서 건조된 냉동운반선 하이펑 718호 같은 선박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배는 파나마에 선적(船籍)을 두었지만 베이징에 있는 「종규 글로벌 해산물 공사」가 운영하는데  「중국 어업공사」라는 국영 기업이 실제 이 배의 실 소유자다.

 

하이펑 718은 운반선, 혹은 모선(母船)으로 알려졌다. 이 배는 잡은 물고기 수 천 톤을  보존할 수 있는 냉동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 배는 작은 어선이 잡은 물고기를 바다에서 받아 싣고, 고기를 잡으며 바다에 떠 있는 작은 배의 어부를 새로운 어부로 교대시켜 주는 등 각종 공급품을 제공한다. 결과 적으로 바다에서 고기를 잡는 작은 배들이 쓸데없는 시간을 낭비하면서 항구로 되돌아올 필요가 없이, 연중 바다에서 계속 고기를 잡을 수 있도록 해준다. 

 

 

2021년 6월을 시작으로 1년의 기간에 걸쳐 하이펑 718호는 적어도 70척의 중국 깃발을 단 작은 어선을 바다 여러 곳에서 조우(遭遇)했다고 「글로벌 어업 감시단」이 밝혔다. 연구단체인 감시단은 선박 이동 상황을 알 수 있는 스크린을 통해 선박의 이동 통계를 집계하고 있다.  


환적(換積, transhipment)으로 알려진 이러한 조우는 수천 톤의 어획물을 선적되고 있다는 의미다. 만약 환적을 담당 할 배가 없다면 고기를 잡는 작은 배들은 잡은 고기를 내려 놓기 위해 수백 마일 떨어진 항구로 들어와야 한다. 이렇게 환적을 담당하는 배와 고기를 잡는 배들이 모두 함께 남아 메리카 해안을 따라서 연중 고기를 추적하고 있다.  


어획물 본국 수송하는 모선, 바다에서 소형 어선에 물자와 인력 공급


중국 산동성의 항구 도시 웨이하이를 떠난 하이펑 718호 는 2021년 8월 갈라파고스 바다에 도착한 뒤 거의 한 달가량 에콰도르 배타 경제 수역을 벗어난 바다에서 대기하다 허베이 8588호와 같은 수많은 어선에 물자와 인력을 공급했다. 이러한 선박들은, 중국 어선함대의 돈벌이가 되는 소중한 어종의 하나인 오징어를 잡기 위해 건조한 것이다. 이들 어선들이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해 밤에 배에 켜두는 불빛이 아주 밝아서 우주에서도 오징어잡이 어선을 추적할 수 있을 정도다.

 

 

한 달 뒤, 중국의 어선 함대는 페루 해안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하이펑 718호는 24척 이상의 소형 어선을 향해 쭈빗거리며 접근했다. 이 배와 조우한 소형 어선들은, 허베이 8588호 처럼 2번 조우했고, 여러 번에 걸쳐 만나기도 했다. 어획물을 실은 모선은 중국으로 돌아갔다.

 

지난 12월, 모선은 항구를 떠나 다시 바다로 나왔는데 이번에는 인도양을 가로질러 서쪽을 향해, 아르헨티나 영해가 아닌 공해 상에 도착했다. 그 배가 그곳에 간 이유는 1월에 시작되는 오징어잡이에 대비 하기 위해서였으며, 5월에 그 배는 다시 갈라파고스의 공해 상에 떠 있었다. 

 


이렇게 모선을 활용한 어획물 수송 작전은 오징어잡이에 일대 붐을 불러 일으켰다. 1990년과 2019년 사이에 심해 오징어잡이 어선 숫자는 6척에서 528척으로 엄청나게 불어났다. 다른 한편으로 해마다 보고되는 어획량은 5천 톤에서 27만 8천 톤으로 증가했다고 「글로벌 어업 감시단」이 밝혔다. 2019년에 남태평양에서 조업 중인 오징어잡이어선단의 거의 모든 선박이 중국 어선이었다.  


잡은 고기를 다른 배로 환적하는 방식은 불법이 아니다. 그 러나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모선을 활용하면 어획량을 낮추기 쉽고, 어획한 바다가 어딘지를 감추기 쉽다고 한다. 중국은 남한, 일본, 대만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도 심해어선함대를 배치하고 있지만 어느 나라도 중국처럼 그렇게 대규모로 잡는 관행은 없다.  


오징어 싹쓸이, 바다 생태계 무너져


하이펑 718호만 50만 입방피트(1입방피트는 약 28리터) 이상의 화물 적재공간을 가지고 있어 수천 톤의 물고기를 싣기에 충분하다. 「글로벌 어업 감시단」은 여러 번 설명이 되지 않는, ‘바다에서 어슬렁거리는 선박’를 추적했다. 대형 선박들이 운반선과 소형 어선의 조우가 기록되지 않는 가운데 한 지역에서 오래 머물고 있는 경우가 그것이다.

 

전문가들은 소형 어선들이 불법, 혹은 규제를 받지 않고 잡은 고기를 숨길 목적으로 무선응답기를 꺼놓고 다닐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런 남획으로 남아메리카 공해상에서 오징어와 같은 어족에 가해지는 충격이 어느 정도인지 정확히 측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지역에서 이를테면 남태평양에서는 국제조약으로 각국이 어획량을 보고하도록 되어 있지만 낮춰서 보고하는 일이 일반적이라고 보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대서양에는 그런 조약조차 없다. 이미 우려할 만한 어획 자원의 감소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이는, 광범위한 생태계 파괴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염려스러운 점은 정말 어선이 몇 척이냐는 것과 신뢰성이 무너졌다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물고기를 잡았는지, 그리고 다음에 어디 가서 잡을 것인지를 어찌 알겠습니까?”라고 환경보호 단체 Oceana의 해양학자인 마리아 발렌틴이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우려하는 것은 지금 일어나고 있는 충격이 미래에 폭포처럼 쏟아질 것이라는 거죠. 그건 오징어만의 문제가 아니예요. 오징어가 고갈되면, 오징어를 먹고사는 다른 고기에 영향을 미치는 등 바다와 모든 생태계의 파괴를 의미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20년 갈라파고스의 가장자리 바다에 중국 어선함대가 산업적 규모로 출현하자, 국제적 관심이 중국의 어선함대에 쏠렸다. 에콰도르는 베이징에 항의를 제기했다. 당시 에콰도르의 대통령이었던 레닌 모레노는 트위터에 해양보호구역을 수호하겠다고 맹세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국 해양보호구역을 “지구 행성 전체에 사는 생명의 온상(溫床)”이라고 불렀다.  


못 믿을 중국의 어로 양해(諒解)각서, 각국의 환경단체는 소송으로 맞서 


이에 대해 중국은 양보안을 제시했다. 일정지역에서의 어로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것이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어로 작업을 중단하여 제한적인 어로작업을 하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고기가 많이 잡히지 않는 시기에만 적용하겠다는 속셈이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보안은 또한, 심해 어선 함대의 규모를 줄이겠다고 -아마 줄이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서약했고, 정부가 여전히 소유하고 있거나, 통제하고 있는 어로회사에 제공하는 보조금을 손질하겠다고 약속했다. 갈라파고스에서의 광적인 어로 작업에 대한 분노가 계속 이어지던 그 해에, 대부분의 중국어선함대는 에콰도르의 배타적 경제수역으로부터 아주 먼 거리를 유지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도 계속해서 이전처럼 많은 물고기를 잡아댔다.

 

아르헨티나에서, 해양보호단체인 Gallifrey Foundation의 지원을 받는 환경주의자 그룹은 지난해 자국의 최고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는 자국 정부가 지금보다 더 환경 보호를 하 도록 헌법에 명시된 환경보호 의무를 더 철저하게 준수하도록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들은 다음 달에 유사한 가처분 신청을 에콰도르 정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제 우리 앞 바다 200해리에 중국 어선함대가 바위섬처럼 영원히 떠다닐 겁니다”라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는 살바도르 대학의 법률가이자 교수인 파울로 페라라가 아르헨티나 의 배타적 경제수역의 범위와 길이를 언급하면서 말했다.

 

아르헨티나 해군은 2016년에 경제수역에서 중국어선을 침몰 시킨 바 있었는데 그 이후 4척의 순찰선을 추가로 배치해 자국 해역에서의 불법 어로행위 단속을 위한 노력을 한층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역시 중국의 불법적이고 규제를 받지 않는 어로 관행에 맞설 수 있도록 작은 나라들을 돕겠다고 약속했다. 미국의 해안경비대는, 그런 중국어선의 관행을 바다의 가장 큰 위협의 하나라고 간주하여, 남태평양으로 순찰선을 파견했다. 


바이든 미 대통령 국가안보각서 발표, 중국어선 추적감시


지난 7월,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의 어로 산업을 추적감시를 늘리겠다고 약속한 국가안보 각서를 발표했다. 태평양 국가 포럼의 영상 스피치를 통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태평양 국가들이 자국 영해를 순찰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미국의 원조를 3배로 늘릴 것이라며, 다가오는 10년 간 한 해에 6천만 달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한 노력들이 자국 영해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들 국가는 중국 어선함대의 공해상 무자비한 어로행위에 대해 이를 중지시킬 만큼의 영향력을 미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세계적으로 물고기의 소비량은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으니까 말이다.  


어류 소비량은 2019년에 기록적으로 가장 높았다. 소비가 느는 동시에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 어족 자원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고 유엔 식량농업기구가 가장 최근 보고서에서 밝혔다. 


“우리의 도전은 중국을 설득해서, 중국 역시 장기적인 해양자원의 지속가능성을 확실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심해보전연합의 자문역이자 국제 환경 법률가인 Duncan Currie는 미래의 바다에 대한 우려를 이렇게 표현했다.

 

“무엇이 됐든 간에 영원히 변치 않는 건 없어요. 물고기와 해양 생태를 이루는 생명체들이 항상 바다에 있어줄 것 같지 않네요.”

 

MeCONOMY magazine November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