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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발렌타인데이 '의리초코', "진심보단 부담때매" 의미 퇴색


2월14일은 사랑하는 연인들이 사랑을 확인하는 날인 '발렌타인데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넘치는 'OO데이'들 속에 발렌타인데이가 본연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발렌타인데이는 세계 각지에서 남녀가 서로 사랑을 확인하는 날로써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성이 사랑하는 남성에게 초콜릿을 선물하여 고백을 하는 날로 알려져 있다.


발렌타인데이에 초콜릿을 보내는 관습은 19세기 영국에서 시작되었으며,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으로 고백한다는 발상은 일본의 광고에서 시작되었다.


일본식 발렌타인데이 기념법이 우리나라에 정착하면서 이 날을 전후로 하여 초중고생, 성인 남녀 할것 없이 초콜릿 또는 다양한 선물을 주며 마음을 전하는 것으로 발전되었다.


발렌타인데이 시즌이 되면 팬시점, 마트, 백화점, 편의점 할 것 없이 '발렌타인데이 마케팅'에 전력한다. 최근에는 초콜릿 뿐만 아니라 그와 곁들인 향수, 화장품, 시계, 의류 등의 업계들도 발렌타인데이에 편승한 마케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최근에는 '의리 초코'라는 말이 새롭게 생겨나 초콜릿이나 소정의 선물을 '사야 하는 날'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의리 초코'는 사랑는 것은 아니지만 안 주면 서운한 사람들에게 '의리'의 의미로 초콜렛을 주고 받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안 챙기기에는 찝집하고 챙기자니 부담스러운 날로 변질되 버린 것이다. 


실제로 인천의 한 팬시점 알바생 박 모씨(23세)는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몇 주 전부터 초중고 학생들이 많이 찾아와 DIY 초콜릿 키트 등을 사갔다"며 "돈도 없는 학생들이 비싸게는 십만원이 넘는 초콜릿을 사가는 모습을 보며 안주면 서운해 할 친구들을 손에 꼽는 모습은 조금 씁쓸했다"고 말했다.


12일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발렌타인데이를 앞두고 아르바이트 포털 알바몬과 함께 직장인 및 알바생 91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직장인의 46.5%, 알바생의 33.0%가 '직장 상사 및 동료를 위한 의리 초코를 준비 중'이라고 답했다.


서울 소재 기업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 모씨(27세)는 "지난 번 빼빼로데이 때 직장 상사에게 빼빼로를 주지 않아 센스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농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경이 쓰여 이번에는 팀내 직원들 몫의 '의리 초코'을 준비해 쫙 돌렸다"고 말했다. 그녀는 정작 자신의 남자친구 초콜릿은 아직 챙기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진심이 담긴 선물로 사랑하는 이와 보내는 기분 좋은 날이기 보다는 무엇을 얼마나 사야 할지 누구에게 돌려야 할지를 고민하는 부담스러운 날로 전락한 발렌타인데이, 그 진짜 의미를 되새겨 봐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