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개발 업체의 부도 위기,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똑딱거리는 시한폭탄
중국 당국은 부동산개발 회사의 부도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긴급회의를 소집했고, 기준금리를 찔끔 내렸다. 그렇지만 중국의 주택 구매자들은 집값이 앞으로 더 하락할 것이라고 보고 당장 집을 사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정부 당국이 개입하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 것이다. 사실상 부동산 시장은 손을 쓸 수 없게 된 상태다.
지난해 전국 부동산개발 회사 매출액 기준 순위 1위였던, 올 상반기에 상황이 안 좋아 5위로 떨어진, 부동산개발업 체 비구위안(碧桂園)이 지난달 달러 표시 채권의 이자를 갚지 못했다. 아니 갚지 않았다. 중국 위안화 채권은 어떻게든 막아내겠지만 달러로 빌려온 채권은 포기할 심사인 듯했다. 그러면서도 중국 위안화 채권은 어떻게든지 부도가 나지 않게 막아낼 것처럼 보인다. 중국 정부가 만약 이 회사를 도산시키려고 했다면 벌써 부도를 내고도 남았을 것이다. 혹자는 국유화할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하지만 필자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
생각해 보시라, 이 회사가 부도나버리면 집을 산 소비자가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고, 관련 은행 등 금융권이 입을 피 해는 상상할 수 없다. 시위대는 몽둥이를 들고 어떻게든 해산시키면 되겠지만 그 후과(後果)를 예측할 수가 없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업체들 대부분이 빚을 못 갚고 있을 수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가장 큰 업체인 ‘비구위안’이 붕괴하면 신뢰 위기가 발생해 부동산시장 자체가 손을 쓸 수 없이 폭락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금 중국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브라질산 대두, 미국산 소고기, 이탈리아산 명품 등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었다. 제조업 전반의 기초 원자재 인 석유 광물도 그렇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국은 지 금 똑딱거리는 시한폭탄’이라고 하는데 많은 사람이 이에 동의하고 있다.
중국이 위기에 빠져들면서 경제성장이 2% 수준밖에 되지 않을 것이라는 소리도 나온다. ‘악당들에게 문제가 생기면 나쁜 짓을 많이 하는데 그래서 중국을 경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1경 7천 백조의 중국 지방 정부 부채, 숨은 부채는 그 이상일 수도
골드만삭스는 중국 지방정부 부채 규모가 94조 위안, 우리 나라 돈으로 1경 7천 백조에 달할 것이라고 봤다. 중국의 국무원은 중국 예산에 포함되지 않은 부채를 확인하고 재정악화를 막기 위해 재정 상태가 나쁜 10개 성(省)에 조사 팀을 파견했다.
아시아 파이낸셜신문은 “중국 정부의 지방 부채가 2019년에 GDP 대비 62.2였는데 지난해는 76%로 올라갔다”면서 “그래서 3년 만에 부채는 14%포인트 늘었고, 솔직히 숨어있 는 부채가 얼마가 될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이 지방정부의 부채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하지만 중국 정부라고 해서 지방정부의 부채를 해결할 수 있는 뾰족한 방법 은 없어 보인다.
부동산 위기가 확산하면 부동산에 자금을 댄 은행이나 분양에 목돈을 집어넣은 일반 인민들은 돈을 잃게 된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결국 지방정부와 관련되어 생긴 것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도산하면 연쇄적으로 미치는 경제의 충격파가 엄청날 것이다. 지방재정은 주로 중국 정부나 지방정부가 가지고 있는 땅을 부동산개발 회사에 팔아서 충당해 왔다. 지난 한 해만 지방정부의 공식 부채는 6천4백조 원이었다. 하지만 숨어있는 부채가 훨씬 더 많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중국 회사채 담보의 60%는 부동산이다. 그러니 부동산이 부실화하면 회사채 담보 가치가 사라지면서 은행 또한 타격을 입을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본토와 홍콩에 상장된 중국 국영 건설사 38곳 가운데 절반 가까이가 올해 상반기 '잠정 손실' 상태”라고 보도했다.
부동산개발회사에 돈 을 빌려준 부동산 신탁회사들의 연쇄 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부동산) 개발자들의 현금 유동성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은행과 비슷한 역할을 하면서 중앙 은행의 감독과 규제를 받지 않는 금융회사인 '그림자 금융권' 여러 곳에서 이런 신용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