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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美, 인플레이션 감축법 FTA 기조 무력화

김필수 칼럼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안(IRA : Inflation Reduction Act 이하 IRA)이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8월 16일부터 시 행된 이 법은 전기차 보조금 혜택, 배터리 원자재 미국산 등의 의무 사용 등 심각한 내용이 담겨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한국산 전기차가 미국에서 판매될 때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돼 타사 대비 경쟁력을 크게 상실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법안이 유예기간을 두고 사회적, 기업적 준비를 고려해 완충기간을 두고 시행하는 것과 달리, 이번 경우는 준비가 안 된 상황에서 바로 시행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당장 현대차그룹의 황당함은 물론이고, 미국 제작사들도 당혹스런 부분이 많아 반대 그룹도 많다. 

 

이 법안은 상원에서 50:50으로 동일한 균형을 이루었지만 상원의장인 해리스 부통령이 찬성하면서 일사천리로 하원을 통과했고, 대통령이 서명하며 바로 효력이 발휘됐다. 문제는 자국 우선주의로 진행되었고, 자국 내의 정치적인 이유가 작용하면서 주변 맹방(盟邦) 및 우방 국가에 피해를 주고 있다는 점이다.

 

법안의 범위는 미국 내의 기후변화와 의료혜택 등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지만, 핵심은 미국 우선주의와 자국우선주의로 무장하고 있다. 특히, 전기차의 경우는 미국 내에서만 제작돼야 하고, 오는 2024년부터는 배터리 원자재도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한 국가의 원자재를 40%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연도가 더해지면서 최종 80% 이상을 사용해 중국산을 완전히 배재하겠다는 전략이다.

 

국산 전기차 미국 수출 중단 위기 

 

국산 전기차가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활성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법안의 시행으로 우리는 치명타를 받게 됐다. 당장 국산 전기차 등의 미국 수출은 완전히 중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배터리 또한 당장은 수입이 가능하나 2024년부터는 중국산 수입관행을 끊고 미국 중심의 국가로 원자재 수입을 바꿔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실제로 배터리 원자재는 종류에 따라 중국에 95%까지 의존도가 높다.

 

그러다 보니 실질적으로 규제 연도에 맞춰 미국산 등으로 바꿀 수 있을지도 걱정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수출은 더욱 심각하다.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계기를 잡기 시작한 국내 자동차 분야와 배터리, 반도체 등 미래 첨단 먹거리 분야도 힘들기는 마찬가지고,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큰 문제다. 향후 확대 가능성을 고려하면 더욱 큰 고민이다.

 

3개월 전 13조원 규모 투자 발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했을 때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회담 이후 미국에 약 13조 원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그만큼 배반감도 클 것이다. 필자는 이 법안이 자국 우선주의가 너무 강하게 작용해 중국보다 더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본다. 우선 미·중 간의 갈등을 우리가 고스란히 부담하고 심각한 결격사유를 내포하여 FTA 기조 등이 무력화되는 시작점이 된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미 중국 등은 자국산 배터리에만 노골적인 지원 등 편협한 지원과 정치 리스크 등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중국 투자를 꺼려하고 현지에 나가 있는 기업도 철수하는 상황이 많아지는 이유다. 지금껏 미국은 민주적인 시장 경쟁논리가 작용하고 있는 나라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우방은 물론 맹방의 경우까지 경제적인 논리에서는 FTA가 의미가 없는 상황으로 시장을 변화시키고 만 미국의 이번 조치는 그 신뢰성마저도 떨어뜨리고 말았다.

 

만약 우리가 같은 논리를 적용해서 한국산이어야 하고 우리만을 위한 규제가 가능하다면 모르겠으나 한국은 시장이 좁고, 그럴만한 능력이 있거나 강대국은 더더욱 아니다. 특히 수출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FTA 등 국제 논리로 의지할 수밖에 없다. 문제로 앞으로는 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번 사안이 미국만이 단순한 논리로 취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국가나 그룹이 시행할 가능성도 크다. 그렇게 되면 한국에게는 치명상이 될 수 밖에 없다.

 

 

정부차원의 큰 그림과 계획 세워야 

 

FTA 기조의 무력화는 한국의 미래 먹거리 상실을 의미한다. 필자는 정부 차원에서 산·학·연·관이 모여 미래에 대한 큰 그림과 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모호성이 커지고 있고, 국내외 문제가 심각도를 넘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정확한 분석과 냉정한 판단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 사안에 대한 대책은 투 트랙으로 진행돼야 한다. 이번 법안을 두고 미국 내에서도 반발이 심하다. 한국이 미국의 내부적인 반발 움직임을 활용했으면 한다. 또 정부차원의 로비를 강화해 특별 규정을 만들고, 이번 법안이 지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쉽지 않겠지만 이러한 노력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두 번째로는 현대차 그룹의 빠른 조치이다.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끌고 있는 현대차의 아이오닉5와 기아차 EV6 등이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됐다. 현재 미국 내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 플러그 인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74개 차종 중 21개 기종만이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데, 혜택 받는 차종의 약 80%가 미국 제작사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과 조지아 공장의 내연기관차 라인을 전기차 라인으로 신속하게 변경하고 최대한 빠르게 응급조치를 취해야 한다. 국내 노·사합의 사항인 만큼 하루 속히 합의하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 

 

현대차그룹 선제적 빠른 조치 취해야 

 

이번 법안뿐만 아니라 국가·지역별 무식한 법안이 출시될 때마다 국내 생산 물량은 수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심각해 국내 산업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노조는 그만큼 현명하고 미래 지향적인 단체로 변모해야 할 것이다. 오는 2025년 준공예정인 조지아 주 현대차 전기차 전용공장 준공 또한 앞당겨야 하고 기아차의 전기차 전용공장 조치도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선제적이고 빠른 조치가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참으로 다행이라는 얘기가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시 심각한 국제관례의 위협으로 트럼프 이전과 이후로 세계 역사가 나뉜다는 비아냥도 있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보면 바이든 이전과 이후로 나누는 것이 맞는 것인가 하는 우려가 된다. 맹방이나 우방에 대한 정의가 모호해지는 미국의 이번 조치로 우리 정부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모쪼록 이번 위기를 제대로 극복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MeCONOMY magazine September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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