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올해 기대에 못 미치는 경영실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회계처리에서 빅배스(Big bath·부실을 회계연도에 한 번에 반영)을 단행하며 부실을 털고 올해 영업이익 1조1828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3분기까지 그 목표치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3분기 누계 매출 23조28억원, 영업이익 5342억원을 달성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목표치의 45.16% 수준이다. 매출은 목표치(30조4000억원)의 75.7%를 달성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내년부터 원전, 플랜트, 데이터센터 등 뉴에너지 사업 부문의 고부가가치 사업을 기반으로 영업이익은 지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빅배스로 지난해 사상 최대 규모 적자 1조2209억원을 기록했다. 자회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이 진행 중인 해외 플랜트 사업에서 공기 지연에 따른 대규모 추가 비용을 지난해 회계에 일괄 반영했기 때문이다. 올해 영업이익은 1분기 2140억원, 2분기 2170억원을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3분기에는 103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영업이익이 절반 수준으로 급락한 이유는 현대엔지니어링의 폴란드 석유화학 플랜
최태원 SK 회장은 지난해 6월 앤디 제시 아마존(Amazon)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SK는 반도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DC)의 구축 운영과 서비스 개발까지 가능한 전 세계에서 흔치 않은 기업”이며 “아마존웹서비스(AWS)가 동북아에 구축하려는 인공지능(AI) 전용 데이터센터의 최적 파트너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1년 만인 지난 6월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SK-AWS 울산AI데이터센터’ 건립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지난 8월 29일 ‘SK AI데이터센터 울산’ 기공식이 열렸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잰슨 황 엔비디아 CEO는 SK에 자사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GB200) 5만 개를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SK는 AI 클라우드를 포함해 최대 6만개 GPU를 수용할 수 있는 ‘AI 펙토리’를 설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AI 사업의 핵심인 GPU를 확보하게 되면서 SK의 AI 사업은 본격화 될 것 전망이다. SK는 지난 몇 년 동안 그룹의 사업구조를 에너지, 정보통신, 반도체 등으로 재편하는 리밸런싱 작업을 진행해왔다. AI 사업 본격화로 그룹 각 계열사들의 고른 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건설부문
인조고기의 건강 유해성 논쟁이 문화 전쟁처럼 거세다. 지난해 말 영국 남부 서리대학(University of Surrey) 연구팀이 인조고기 를 먹는 채식주의자는 우울증 위험이 42%나 더 높다고 발표했다. 이보다 앞서 영국 BBC는 인조고기를 포함해 식물에서 유래한 초가공 식품을 즐겨 먹는 사람은 일반 식단을 섭취하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12%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은 가운데 최근 뉴욕타임스가 미국의 인조고기 제조 업체를 취재해 보도했다. 이를 간추려 소개하고 동물 사육 고기의 대안으로써의 세계적인 인조고기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 보고자 한다. ◇인조고기 또한 고도의 가공식품, 그런데 건강한 식품일 수 있을까? 육류 산업의 표적이 된 후, 문화 전쟁에 휩쓸리며 매출이 급락한 후, 식물 기반의 인조고기를 만드는 미국의 두 회 사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인조고기 유해성 논란이 식지 않은 지금 고도의 가공식품이 건강하고 맛이 좋다고 홍 보하기에 딱 좋은 시점은 아니지만 식물성 고기 생산업 체인 두 회사는 애써 그런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식물성 고기 생산업체의 하나인 비욘드미트(Beyond Meat) 는 자사의
초생재배를 설명하기 전에 농사와 관련한 우리말을 알아 보자. 농사짓는 방식이 달라지면서 농사에 딸린 말도 달라 지거나 사라졌다. 경운기, 이앙기, 트랙터, 콤바인이 나오고 우리말인 극젱이(훌칭이), 쟁기, 써레, 고무래(곰배), 홀케, 도리깨가 꼬리를 감췄고 따비와 보습은 쓰지 않는 말이 되 었다. 그렇지만 ‘이랑’과 ‘고랑’은 끝까지 살아남을 말이다. 웬만해서 흙을 뒤엎는 일을 하지 않는 게 정석이지만, 유기 밭농사를 하더라도 보통 고랑과 이랑을 만든다. 밭의 흙을 갈아엎어 흙덩이를 잘게 부수고 고른 다음, 괭이로 비가와 도 흙이 잠기지 않도록 흙을 파 올려 길게 높이 만들어 놓은 곳을 ‘이랑’이라고 한다. 종자를 뿌리거나 모종을 옮겨 심어 남새(채소)나 곡식을 키우는 곳이다. 이랑과 반대로 흙바닥이 낮아진 공간을 ‘고랑’이라고 한다. 농부들은 고랑을 발로 밟고 가면서 이랑에서 자라는 작물을 돌본다. 그러나 “이랑이 고랑 되고, 고랑이 이랑된다”는 속담처럼 이랑과 고랑은 하루아침에 신세가 뒤바뀐다. 한편 흙을 끌어올려 논밭의 가장자리를 둑처럼 쌓아 놓은 곳을 ‘두둑’이라 하여 논밭의 경계선으로 삼고 사람이나 마소가 걸어 다니는 길로 이용한다. 초생재배는 이
지난 봄, 필자의 흙 살리기 강의를 들은 분들은 ‘흙 살리기를 하려면 어떻게 하느냐?’는 현실적인 질문을 많이 던졌다. 강사의 답변이 마뜩잖다는 표정을 지으신 분들이 많아 지난호부터 ‘흙 살리기를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쓰고 있다. 지난 호에서는 ‘흙 가꾸기의 첫 번째 계획은 풀을 활용하는 것’이라는 주제로 썼다. 이번 호에서는 풀을 바닥에 깔고 흙을 갈아엎지 않는 게 왜 좋은지, 이상적인 흙의 조건을 갖추려면 풀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등 ‘흙 가꾸기의 두 번째 계획’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한다. (필자 주; 이 글은 교토대학의 니시무라 카즈오(西村和雄) 교수가 쓴 『유기농법 비결의 과학, 배상면 옮김』 을 참고했다) 땅을 갈아엎어서는 안 된다 일단 무슨 풀이 됐건 낫 등으로 베어서 바닥에 까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만약 땅을 갈아엎어 흙과 바닥에 깐 풀이 흙과 섞어 지면 흙속의 미생물이 일제히 분해를 시작한다.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흙속에 있던 산소가 그들이 풀 을 분해하는데 쓰여 흙은 산소결핍이 되기 쉽고, 분해과정에서 흙속의 영양분을 뺏길 우려가 많다. 이렇게 되면 모처럼 심은 작물이 잘 자라지 않게 된다. 특히 목초(牧草)는 축산 퇴비물이 흙에 들어가
셰드레이크는 아버지가 자연계에 대해 가졌던 관심과 경이로움에 대한 감각을 그대로 흡수해 이어받는 듯했다. 그는 자신의 애정을 듬뿍 실어 아버지는 자기를 “마치 벌처럼 이 꽃에서 저 꽃으로 데리고 다녔다”고 했다. 우리들이 자신의 아버지에 대해 이야기를 할 때 그렇게 하는지 모르지만 그는 아버지와의 경험을 가급적 낭만적이지 않게 있는 그대로 쓰고 있다. 이를 테면, “봐라! 냄새 좀 맡아 보라고! 얼굴을 꽃에 바싹 갖다 대봐, 냄새 좋지? 여기 또 다른 게 그것 말고도 저기 또 다른 것도 있다!”는 식이다. 여름에 그의 가족은 캐나다 브리티쉬 컬럼비아(British Columbia)의 어떤 섬에서 지냈다. 그 섬은 에살렌(Esalen, 집단요법이나 심리극 등을 통한 치료법,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에살렌 인스티튜트에서 개발)과 같은 은신센터 (retreat center)가 시작된 곳이었다. 그곳에서 성인들은 음 악과 예술을 창작하고 열린 의식(expanded consciousness) 에 대해 토론했다. 10대 소년일 때부터 셰드레이크는 그 섬에 자주 다니면서 독학으로 ‘균류 전도사’가 된 폴 스타렛츠(Paul Starets)라 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기 시
의약물질로 판명된 균류, 이 세상의 모든 존재물의 탄생과 죽음을 관장한다. 셸드레이크의 책은 ‘기상천외한 균류’의 홀씨가 확실하게 떨어진 옛날식 학교와 버섯 광(狂)들이 모인 야영지에서 꼭 필요한 것이 되었다. 셸드레이크는 “균사체(菌絲體)는 생 태적으로 연결된 조직(組織)이며, (두 조각이나, 물질을 함께 꿰매놓은 선)인 솔기처럼 세계의 많은 곳을 기워놓고 있다”고 했다. 지구가 붕괴될 것처럼 지각 변동이 활발했을 때 우리들의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균류들이 실오라기처럼 하나로 엮여져 있다는 상상은 거의 이가 시릴 만큼 아름다운 광경이다. 고급 여성복 디자이너 이리스밴 펄펜는 코로나 봉쇄기간에 이 책을 읽은 후 균류에 영감을 받은 신상품들을 만들게 되었다. 꾀꼬리 버섯처럼 주름이 잡힌 드레스로였다. 균류가 세상을 탐험하기 위해 사용하는 가느다란 균사(菌 絲)가 쉽고 빠르게 이동하는 것을 모델로 삼아 뱀이 꿈틀 거리듯 보디스(드레스의 상체)를 비단 덩굴손처럼 만들었다. 고유한 문화를 지닌 수많은 공동체와 토착집단들도 버섯에 대한 자기들만의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SPUN이 만든 한 영상물을 보면, 버섯에게 노래를 하는 칠레의 마푸체 노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제4편 : 자전거 타는 이에게 교통수당을 지급하라 매년 30억~40억 원, 지자체의 자전거 특별교부세는 어디에 쓰이나? 우리나라에서 자전거도로는 사치다. 자전거를 교통수단이 아닌 레저나 운동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국토의 1.7%를 차지하는 자동차 위주의 도로만 거미줄처럼 이어져 있지만 가장 기본인 보행자나 자전거를 위한 생활교통 공간은 잘 보이지 않는다. 녹색성장을 외친 2010년대 주요 물길을 따라 자전거도로가 만들어지긴 했으나, 그건 레저용이지 교통수단으로의 자전거를 위한 도로라고 보긴 어려웠다. 그나마도 2015년 이후에 건설이 끊겼다. 그 대신 정부는 매년 지자체에 특별교부세 30억~40억 원을 지원해 자전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렇지만 우리나라에서 자전거가 차지하는 교통 분담률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995년 자전거법이 만들어질 당시 2%였던 분담률은 지금 1.2%로 0.8%포인트 낮아졌다.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자전거도로가 있어도 관리 소홀과 시민의식 부재로 안전하고 편리한 자전거도로로서의 구실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전국 지자체별로 자전거 예산을 쓰고 있는데도 우리나라가 이처럼 세계 최하위권